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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 회생계획안, 채권자들이 동의할까
회생채권자 변제율 낮아 '불만'..회생계획안 부결 시 '파산'
더벨 김효혜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09.12.08 07:00|조회 : 2597 |추천: 12|나도한마디: 0|트위터댓글: |기사URL복사

더벨|이 기사는 12월07일(10:4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롯데라는 새 주인을 만나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은 기린이 난관에 부딪쳤다.

기린의 회생계획안에 회생채권자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관계인 집회에서의 회생계획안 가결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 회생계획안이 부결될 경우 파산이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회생채권자들의 선택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기린이 지고 있는 채무액은 총 1130억원. 기린은 회생계획안을 통해 가장 순위가 높은 담보채권부터 기타 후순위 채권에 이르기까지 차등적으로 빚을 갚아나가기로 했다.

회생계획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기린의 회생담보권자인 신한은행과 부산은행은 기업회생절차 개시 전 채무액을 전액 변제 받는다. 기업회생절차 개시 후의 이자에 대해서는 신한은행에 5.5%,부산은행에 3.5%의 이자율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회생담보권자들의 'OK 사인'은 쉽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회생채권자다. 회생채권자들의 평균 변제율은 약 10%다. 기린은 일반 회생채권자의 경우 300만원 이하의 채권자에게는 전액을 변제하며, 300만원을 초과하는 채권자에게는 기본 300만원에 나머지 초과 채무액의 10%를 더해 변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즉,기린에 1000만원을 빌려준 채권자는 총 금액의 37%에 해당하는 370만원만 돌려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당초 회생채권자들의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어서 채권자들 사이에선 '담보권자들을 위한 회생계획안'이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회생채권자의 변제율이 너무 낮다"며 "현재 회생계획안의 변제율을 그대로 적용하면 회생채권자들이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린은 매각을 추진 중인 해운대구 반여동 토지가 팔려 자금이 유입되면 채권자들에게 추가로 변제할 계획이다. 기린의 매각 자문사인 삼일PwC는 현재 모 건설회사와 반여동 토지 매각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회생채권자는 "변제액이 적더라도 추가 변제를 기다리며 참아 달라는 건데, 추가 변제액을 감안해도 회생계획안의 변제율이 불만족스럽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고 말했다.

기린 측 관계자는 "회사가 파산할 경우 담보권자는 88.9%를 변제받지만 채권자들은 단 한푼도 회수하지 못한다"며 "반면 회생계획안이 가결되면 담보권자는 100%, 채권자는 약 10%의 채무를 변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회생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린의 임직원들과 부산의 지역경제를 위해서라도 회사가 파산으로 가는 길은 막아야 할 것"이라며 "회생채권자들의 이해와 동의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린의 새 주인으로 나선 롯데의 어깨가 무거워 질 수밖에 없다. 롯데는 회생계획안이 부결될 경우 기린 인수를 포기하거나 인수가격을 올려 회생채권자들의 변제율을 높여줘야 한다. 그러나 롯데가 인수가격을 올릴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기린의 회생 여부를 결정짓는 제 2·3차 관계인 집회는 다음주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