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판례-이혼사유-아내의 귀농 거부…이혼사유 안 된다는 판례

아내의 귀농 거부…이혼사유 안 돼

【울산=뉴시스】장지승 기자 = 홀로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모시고, 노년을 시골 농장에서 보내기 위해 남편이 아내에게 귀농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한 것은 이혼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가사2단독 류승우 판사는 A(51)씨가 귀농을 거부한 아내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4일 밝혔다.

법원 등에 따르면 두 사람은 1985년 혼인신고를 한 부부로 슬하에 성년이 된 아들과 딸이 있으며, 혼인 후 줄곧 울산 권역에서 생활해 왔다.

남편 A씨는 부모가 시골 고향에서 운영하는 농장을 이어받아 운영하면서 노년을 보낼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아내도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암에 걸리고 어머니가 쇄골이 골절되도록 다쳐 농장을 운영하기 어려운 형편이 되자 A씨는 2006년 홀로 귀향했고, 그해 11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어머니를 모시면서 아내에게 시골로 옮겨오기를 요구했으나 아내가 계속해 거부했다.

류 판사는 판결문에서 "아내가 남편과의 혼인관계를 악화시키는 행위를 한 바 있다고 할 수는 있을지언정, 그것이 민법이 정한 재판상 이혼원인에 이른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류 판사는 "동거장소에 관한 약속은 부부의 혼인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사항에 관한 약속이지만, 아내가 남편의 고향에서는 남편만을 의지하여야 하는데, 그러한 아내를 이성적, 감성적으로 설득하지 않고 기존 약속의 이행을 일방적으로 요구하여 아내를 인생의 동반자, 대등한 인격체로 대하였다고 할 수 없다"며 "아내의 약속 불이행이 단지 아내의 탓만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남편의 이혼 및 위자료 지급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출처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