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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제출명령거부]-"통화내역 못 줘" 통신사 거부에 속끓는 가정법원

법무법인다정 | 2015-06-16 10: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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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제출명령거부]-"통화내역 못 줘" 통신사 거부에 속끓는 가정법원

위헌결정으로 姦通罪 폐지돼 영장으로 강제할 방법 없어… 부정행위 증거 확보 어려워
통신사 "민감한 개인정보를 잘못 줬다간 損賠책임 우려"


(이미지 출처 : 조선닷컴)

지난해 말 A씨는 아내 B씨의 컴퓨터에 뜬 메신저를 우연히 보고 깜짝 놀랐다. 아내가 과거 아내의 직장 상사였던 남성 C씨와 성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둘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깊은 사이임을 직감한 A씨는 B씨를 상대로 올해 3월 서울가정법원에 부정행위를 원인으로 한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냈다.

'부정행위'의 추가 증거 확보를 위해 A씨 측은 법원을 통해 통신사에 아내 B씨의 통화 내역 조회를 신청했다. 하지만 열흘쯤 뒤 통신사는 "통화 내역 제공은 당사의 협조 의무가 아니고 이로 인한 고객 민원이 발생하고 있어 자료 제공을 할 수 없다"는 회신을 보내왔다. A씨 변호인은 통신비밀보호법 13조의 2 등 관련 조항을 명시한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을 다시 보냈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또 거절당했다. A씨 변호인은 민사소송법에 근거한 문서 제출 명령을 신청하고 안 되면 통신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두 사람이 심야나 주말에 통화를 자주 하고 같은 시간대에 같은 기지국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 추가로 두 사람의 카드 사용 내역까지 파악해 보려던 A씨는 "통신사의 막무가내식 거부에 속이 타들어간다"고 했다.

최근 통신사들이 잇따라 '통화 내역 제공 불가'를 법원에 표명하면서 가사 소송에도 비상이 걸렸다. SKT는 올해 2월 통신 자료 제공 절차 및 방법 등을 담은 '처리 지침'을 만들고 통화 내역에 대한 법원의 사실 조회, 문서 제출 명령에 응하지 않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3월부터 법원의 통화 내역 사실 조회에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통신사들이 정보 제공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고법이 올해 초 수사기관에 통신 자료를 제공한 사실을 이용자에게 알려주지 않았다며 통신사에 1인당 20만~30만원씩 손해배상 책임을 묻자 이 판결이 통신사들의 비협조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다음카카오의 압수수색과 관련된 '카톡 사찰' 논란 등으로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법원에 협조해야 할 의무 규정도 없는데 재판 결과에 따라 한쪽에 치명적인 불이익을 줄 수 있는 통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너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통신비밀보호법(15조의2)은 통신사업자가 '검사, 사법경찰관, 또는 정보수사기관의 장'의 통신사실 확인 자료 제공 요청에 협조할 의무를 규정할 뿐 법원 또는 법관은 빠져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간통죄 폐지 이후 가장 강력한 부정행위 입증 수단마저 사라진다는 점이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간통죄가 존재할 때에는 수사기관에 고소하면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통신 내역을 받을 수 있었는데 간통죄 위헌 결정 이후에는 불가능해졌다"며 "최근에는 통신사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통신 내역도 제공하지 않아 실제로 부정행위가 있었는지, 누구에게 책임을 지울지 확인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이런 최근의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문서 제출 명령을 해도 통신사가 불응해 항고하면 자칫 개인정보 보관 기간인 6개월마저 지나가 실체적 진실이 묻혀 버릴 수도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현재 통신사들과 협의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국회가 입법(立法)을 통해 개인정보 제공 기준을 구체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보호와 알 권리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을 지낸 배금자 변호사는 "미국에서는 법원의 명령을 무시하면 사법방해죄가 된다"며 "통신사가 개인정보 보호에만 너무 치우치면 피해자 구제나 재판을 통해 달성해야 하는 공익이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출처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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