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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자살보험금 청구에 관하여

● 사망보험과 자살

상법상 인보험, 즉 신체보장보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으로서 여기에는 상해보험, 질병보험, 간병보험, 생명보험(사망보험, 생존보험, 생사혼합보험) 등이 있습니다. 이 중 사망보험은 피보험자의 사망을 담보하는 보험으로서 전통적으로 생명보험회사가 취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상해로 인한 사망의 경우에 한하여 손해보험회사도 이를 취급할 수 있게끔 하였습니다.
자살이란 피보험자가 스스로 의사(依死)한 것을 말하는 데 아래에서 생명보험회사와 손해보험회사의 경우로 구분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생명보험회사의 경우

보험계약의 사행계약성(적은 돈과 많은 돈을 교환하는 마치 도박과 같은 계약)을 악용하여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어떤 사람이 그 가족들만이라도 구제하고자 다액의 사망보험에 가입하고 스스로 그 목숨을 끊어버릴 경우 보험회사가 다행히 이 피보험자의 자살을 입증하면 보험금액 지급책임을 면할 수 있을 것이나 만약 입증하지 못한다면 거액의 보험금액을 지급하여야만 할 것입니다.

생명보험회사의 자살담보약관은 바로 위와 같은 위험에 대비하고자 궁여지책으로 마련된 것입니다. 즉 보험소비자로 하여금 보험가입 후 2년 이상 경과하여 피보험자가 자살한 경우에는 사망보험금의 지급을 약속함으로써 피보험자의 악의적인 자살을 위 기간(2년) 동안 간접적으로 유예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 유예기간을 정함에 따라 예컨대 당초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보험에 가입하였던 자가 조기에 자살하여 그 사실이 들통나게 되면 가족들이 사망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될 것을 염려하여 마음을 고쳐먹고 보험가입 후 2년이 경과하여 자살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2년을 살고보니 당초 자살할 마음이 싹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생명보험회사가 전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자살담보약관은 역설적으로 피보험자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것임과 동시 보험가입 2년 경과 후의 자살에 대해서는 피보험자의 고의에 관한 입증책임을 스스로 덜어버리고 그 지급업무를 획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고안된 기술적인 조항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생명보험회사가 피보험자의 자살로 인한 보험금을 지급할 경우 일반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할까요, 아니면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할까요? 이 경우 일반사망보험금이 아닌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의 약관들은 이 경우 재해사망보험금이 아닌 일반사망보험금만을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그다지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생명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보험가입 후 2년 이내에 자살한 경우에는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습니다. 다만,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경우에는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하며, 여기에서 심신상실이란 심신장애로 인하여 변별력이 없거나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를 일컫는 법률학상의 개념을 말합니다. 즉 피보험자의 심신상실 여부는 의사가 아닌 법관의 재량에 따라 판단할 영역에 속하는 것입니다.

● 손해보험회사의 경우

손해보험회사가 사용하고 있는 보험상품약관에서는 보험가입 후 그 경과기간에 불문하고 피보험자의 자살(고의)을 보상하지 않는 것을 원칙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을 한 경우에는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하되, 이러한 경우에도 피보험자의 정신질환을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자살과는 별도의 독립된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하고 있습니다.

● 보험실무상의 문제점

생명보험회사의 경우 피보험자가 보험가입 후 2년 이상 경과하여 자살한 경우에는 자살담보약관으로 인하여 고의성 여부에 불문하고 사망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하나 이를 전혀 지급하지 않거나 또는 지급하더라도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보장금액이 훨씬 적은 일반사망보험금만을 지급하고 있어 이로 인한 분쟁이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경우에는 보험가입 후 그 경과기간에 불문하고 상해(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하지만, 손해보험회사 또는 생명보험회사에서는 이 단서조항을 만들어만 놓고 일선 실무에서는 전혀 적용하지 않고 않으며, 이에 동 청구와 동시 형식적인 조사 후 면책(지급거절)을 통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