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취소]-결혼무효-능력없이 “결혼 땐 거액 준다” 속였다면 결혼 무효 사례
ㆍ가정법원 혼인 취소 판결
거액을 주겠다고 약속해 성사된 결혼은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가정법원 제1부(장홍선 부장판사)는 ㄱ씨(37)가 부인 ㄴ씨(33)를 상대로 제기한 혼인취소 청구소송에서 두 사람의 혼인을 취소한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ㄱ씨와 ㄴ씨가 사귀기 시작한 것은 2010년 8월이다. 당시 ㄱ씨는 보험회사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며 월 평균 수입이 12만원에 불과해 신용카드 빚에 시달리고 있었다. ㄴ씨는 취업 준비생이었으나 부모의 도움으로 경제적 어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어 데이트 비용을 주로 계산했고, ㄱ씨에게 선물을 사주기도 했다.
ㄴ씨는 ㄱ씨에게 “부동산 경매로 300억원가량을 벌었는데 결혼하면 재산의 일부를 주겠다”고 말했다. 이 말을 믿은 ㄱ씨는 2011년 1월 결혼식을 생략한 채 ㄴ씨와 혼인신고를 했고, 종전처럼 각자의 거주지에서 부모와 생활했다. ㄴ씨가 ㄱ씨에게 약속한 거액을 주지 않자 ㄱ씨는 ㄴ씨 부모에게 재산 상태를 문의했고, “딸은 아무런 재산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화가 난 ㄱ씨는 ㄴ씨와 크게 다툰 뒤 곧바로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ㄴ씨가 결혼하면 거액을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ㄱ씨의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ㄴ씨가 2011년 5월 ㄱ씨의 부모에게 “혼인신고도 제가 오빠를 놓치기 싫어서 하게 됐고, 돈이 있으면 오빠에게 뭐든지 해주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사실 등을 들어 ㄴ씨가 ㄱ씨를 기망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결혼하면 거액을 주겠다는 피고의 약속이 원고가 혼인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피고에게 경제적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결혼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혼인 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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