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파산 및 면책신청자들이 채무를 지
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생활비 부족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2006~2009년 사이 파산 및 면책 사건 314
건의 상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 파산 또는 면책신청자들의 36%가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카드를 사용하고 그 대금을 결제하
기 위해 여러 장의 카드로 '돌려막기'하면서 파산에 이른 것으로 나
타났다고 5일 밝혔다. 채무자가 채무를 갚지 못하게 된 경위로는
원리금의 합계가 채무자의 수입을 초과하기 때문(34.6%)인 경우가
가장 많았고 사업폐업(19.6%), 실직(18.7%), 입원(9.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채무자들은 처음 돈을 빌릴 때는 원금만 고려해 채무
를 갚을 능력이 있다고 판단하지만 이후 자신도 모르게 불어난 이
자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파산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상담소
측은 전했다. 또 이자가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불어나는 것은 제1
금융권의 채권자들이 채무이행이 늦어지는 부실채권을 제2금융권
으로 매각하면서 채무자의 채무가 제2금융권의 높은 이자율을 적
용받기 때문이라고 상담소는 분석했다. 상담소가 실제로 채무액수
를 분석한 결과, 신청자들의 채무 원금의 합계는 188억여원인 반
면, 채무의 이자 합계는 231억여원으로 채무에서 이자가 원금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의 파산.면책 신청이
34.1%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50대(31.8%), 60대 이상(18.5%), 30
대(14.3%), 20대(1.3%) 순으로 많았다. 40대는 2006년 전체 신청
자의 23%를 차지했던 데 비해 2007년 33.3%, 2008년 35.2%,
2009년 44.4%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파산 및 면책 신청
자들은 신청 당시 무직 상태(58.9%)이거나 공공근로 및 일용직과
같은 단순노무에 종사하는 경우(31.5%)가 많았으며, 과거에 종사
하던 직종으로는 자영업(29.1%), 회사원(20.1%), 단순노무종사자
(16.9%) 순으로 나타났다. 상담소 측은 "많은 파산 및 면책 신청자
들이 채무에 대한 책임을 법원에서 면해주는 파산보다 자신들의 힘
으로 채무를 갚을 수 있는 개인회생신청을 원하고 있지만 채무로
인해 취업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파산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채권자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개인회생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최저
변제율의 하한선 조정, 변제 기간 단축 등으로 요건을 완화하는 방
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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