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상식]-관할법원이란?
소를 제기하려면 그 사건을 재판할 권한이 있는 법원에 제기하여야 하는데, 이를 관할법원이라 한다. 관할에는 ① 응소관할이 허용되는 임의관할과 ② 응소관할이 허용되지 아니하는 전속관할이 있다.
임의관할에 위반되는 소 제기라 하더라도 관할위반의 항변을 하지 않고 응소한 경우 관할이 생기는데 이를 응소관할이라 한다. 그러나 전속관할 위반에 대하여는 응소에 의하여 하자가 치유될 수는 없다. 따라서 전속관할에 위반된 것임이 항소심에서 발견되면 1심을 취소하고 사건을 관할 법원으로 이송하여야 할 것이다.
통상 계약서에 나중에 발생할 분쟁에 관하여 관할합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관할법원 중 한곳을 전속관할로 정하는 합의를 '전속적 관할합의'라고 하는데, 이러한 합의에 의한 관할법원은 물론 임의관할의 하나이다. 사업자와 고객들 사이에서 사업자의 영업소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으로 전속적 관할합의를 하는 경우 그 약관조항이 무효로 될 수 있는데, 이를 위하여는 약관조항이 고객에게 다소 불이익하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사업자가 그 거래상의 지위를 남용하여 이러한 약관조항을 작성·사용함으로써 건전한 거래질서를 훼손하는 등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만 한다. 전속적인 관할합의 조항이 고객에게 부당한 불이익을 주는 행위인지 여부는, 그 약관조항에 의하여 고객에게 생길 수 있는 불이익의 내용과 불이익 발생의 개연성, 당사자들 사이의 거래과정에 미치는 영향, 관계 법령의 규정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관할합의 중 “당사자 중 일방이 지정하는 법원을 관할 법원으로 한다”는 내용의 관할 합의는 피소자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고 공평의 원칙에 어긋나는 결과가 되어 무효이다. 또한 대전에 주소를 둔 계약자와 서울에 주 영업소를 둔 건설회사 사이에 체결된 아파트 공급계약서상의 "본 계약에 관한 소송은 서울민사지방법원을 관할법원으로 한다."라는 관할합의 조항은 사업자에게는 유리할지언정 원거리에 사는 경제적 약자인 고객에게는 제소 및 응소에 큰 불편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무효이다. 반면 변호사와 고객 사이에 분쟁에 관하여 변호사사무실 소재 법원을 관할법원으로 합의한 경우 그 효력이 있다고 함이 판례이다.
위와 같이 법정 관할법원에 속하는 여러 관할 중 어느 하나를 관할법원으로 하기로 약정한 경우, 그와 같은 약정은 그 약정이 이루어진 국가 내에서 재판이 이루어질 경우를 예상하여 그 국가 내에서의 전속적 관할법원을 정하는 취지의 합의라고 해석될 수 있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국가의 재판관할권을 완전히 배제하거나 다른 국가에서의 전속적인 관할법원까지 정하는 합의를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채권양도 등의 사유로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해당하게 된 때에는 다른 국가의 재판관할권이 성립할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위 약정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므로 관할법원은 그 국가의 소송법에 따라 정하여진다고 봄이 상당하다.
물론 대한민국 법원의 관할을 배제하고 외국 법원을 관할법원으로 하는 전속적인 국제관할의 합의도 가능한데 그 합의가 유효하기 위하여는, 당해 사건이 대한민국 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하지 아니하고, 지정된 외국 법원이 그 외국법상 당해 사건에 대하여 관할권을 가져야 하는 외에, 당해 사건이 그 외국 법원에 대하여 합리적인 관련성을 가질 것이 요구된다. 유효한 국제관할 합의에 위반되어 제기된 소는 재판권이 없는 법원에 대한 제소로서 부적법하므로 각하를 면할 수 없다.
피고가 관할합의에 위배됨을 이유로 이송신청을 하는 경우가 있다. 위와 같은 이송신청은 직권발동을 촉구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유가 없더라도 굳이 법원이 기각결정을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항소이유로서 이를 주장할 수 있을 뿐이다. 반면 법원이 이송결정을 하는 경우 원고는 1주일 내에 즉시항고를 제기할 수 있다. 한편 경제적 피해를 이유로 '편의이송'을 신청한 사건의 경우 법원은 그 당부를 결정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 결정에 대하여는 신청인 및 피신청인 모두 즉시항고가 가능하다.
관할의 합의는 소송법상의 행위로서 합의 당사자 및 그 일반승계인을 제외한 제3자에게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외도 있다. 예를 들어 부동산 양수인이 근저당권 부담부의 소유권을 취득한 특정승계인에 불과하다면(근저당권 부담부의 부동산 취득자가 그 근저당권의 채무자 또는 근저당권설정자의 지위를 당연히 승계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근저당권설정자와 근저당권자 사이에 이루어진 관할합의의 효력은 부동산 양수인에게 미치지 않고, 채권자와 보증인 사이의 관할합의도 원칙적으로 주채무자에게는 미치지 않는다. 반면 지명채권과 같이 그 권리관계의 내용을 당사자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당해 권리관계의 특정승계인은 그와 같이 변경된 권리관계를 승계한 것이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경우 관할합의의 효력은 특정승계인에게도 미친다고 함이 판례이다.
실무상 관할에 대하여는 엄격히 심사하지 않고, 이 때문에 채권자가 자신의 주소지라고 주장하면서 재산권에 관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피고가 관할위반의 본안전 항변을 하지 않으면 응소관할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건에 따라서는 관할 여부가 첨예한 쟁점이 될 수 있다. 당사자의 절차에 대한 권리의식이 높아 질수록 관할문제는 소송의 주요한 쟁점이 되는데, 관할 합의는 이러한 쟁점을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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