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불합치]-판례-헌법불합치 조항 즉시 효력중단
헌법불합치 조항 즉시 효력중단
법원 "법 개정前 소송이라도 위헌조항 적용해선 안돼" 첫 판결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법률의 적용 시점에 대한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은 헌재에서 정한 입법 개정 시한을 넘겼다면 소송제기가 개정 시한 전에 이뤄졌더라도 해당 법률의 위헌적인 조항은 더 이상 적용해선 안 된다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이진만 부장판사)는 전직 교사 한 모씨가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공무원연금법 조항으로 인해 퇴직수당이 줄었다며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나면 곧바로 법률의 위헌조항 적용이 중지되는 것과 달리 헌법불합치 결정은 국회 입법까지는 위헌 요소가 있더라도 해당 법률을 적용하게 돼 있다.
또 법원은 헌재의 입법 개정 시한을 넘긴 뒤에 발생한 사건부터는 해당 조항의 위헌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고 있으나 이처럼 개정 시한이 도래하기 전에 발생한 사건에도 위헌성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교 교사였던 한씨는 한의사 자격증 없이 60명의 환자에게 침을 시술하고 돈을 받다가 기소돼 2007년 12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고 퇴직했다.
공무원연금법 64조와 55조 등에 따라 한씨는 퇴직연금과 수당이 절반으로 깎이게 됐다.
문제는 한씨에게 적용된 조항에 대해 "공무와 무관한 일로 선고된 금고형 이상까지 적용하기 어렵다"는 헌법불합치 결정이 한씨가 적발돼 퇴직하기 약 1년 전에 나왔다는 것.
당시 헌재는 이 결정을 내리며 2008년 12월 말까지 입법개정시한을 뒀다. 올해 1월이 돼서도 국회가 입법을 차일피일 미루자 재판부는 헌재 결정의 취지에 따라 해당 법률의 위헌성을 인정, "한씨의 퇴직수당과 연금 삭감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또 재판부는 "헌법불합치 결정의 효력이 이 사건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도 법률은 헌법에 합치되도록 해석해야 한다"며 "한씨의 경우처럼 직무나 공무원 신분과 관계없이 기소돼 처벌받은 사건까지 재산권을 침해하도록 하는 것은 위헌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고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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