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금]-유흥업소 선불금-윤락여성은 포주의 선불금 변재 의무 없어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는 여성에게 업소가 빚을 탕감해 주고 차용증을 써주는 방식의 선불금은 갚을 의무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연운희)는 8일 성매매업소 종사자인 A(31·여)씨가 포주 박모(40)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박씨는 A씨에게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윤락행위와 이를 유인·알선·강요·협력하는 행위는 선량한 풍속 및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므로 그런 행위를 통한 채권은 계약의 형식에 상관없이 무효”라며 “또 이런 행위를 위한 선불금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해 돌려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포주 박씨는 A씨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인격권, 신체와 행동의 자유를 침탈했고, 자궁암 수술로 인한 질환을 앓고 있는데도 치료를 못받게 했다”며 “더욱이 박씨가 A씨에게 갈취한 돈이 8000여만원에 달하고 A씨의 정신적 고통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성매매 종사자인 A씨는 지난 2008년 8월부터 다음해 11월까지 박씨가 운영하는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면서 이전 업소에서 빌린 2500만원에 대한 선불금으로 3300만원(이자 포함)짜리 차용증을 작성했다. 이후 박씨가 선불금 지급을 이유로 방세 및 업소 유지관리비 등을 공제한 나머지 비용의 절반만 지급하는 수법으로 모두 5000여 만원을 가로채자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