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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성폭력 피해 아동 ‘반복진술’ 고통 없앤다 

대법원 “경찰 잘못된 수사로 정신적 고통 인정”

성폭력 피해 상황을 진술하던 아동이 경찰의 녹화장치 조작 실수로 같은 진술을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고통을 느꼈다면 국가에 배상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003년 한 성당 부설 유치원에 다니던 A(당시 4세)양은 “신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어머니와 함께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경찰은 A양을 불러 피해 사실을 말하라고 한 뒤 이를 캠코더로 찍었다. 그런데 담당 경찰관 실수로 녹화한 내용이 모두 지워지는 바람에 A양은 피해 상황을 다시 진술해야 했다.

A양 부모는 “경찰이 잘못된 수사로 고통을 오히려 키웠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1·2심 재판부는 “A양 본인과 부모에게 총 6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11일 “피해자 진술을 녹화한 내용이 지워진 점에 대해선 수사기관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며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경기 안산에서 8세 여아를 성폭행해 영구 장애를 입힌 ‘조두순 사건’에서도 피해 아동이 검찰 조사 당시 “녹화가 제대로 안 됐다”는 이유로 같은 진술을 5차례나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출처: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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