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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파산] [개인파산,개인회생]-과중채무의 함정

운영자 | 2011-05-22 15:47:15

조회수 : 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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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파산,개인회생]-과중채무의 함정
 
1. 금융기관은 돈 장사꾼이다

   채권자와 채무자가 있습니다. 우리말로는 빚쟁이들입니다. 여담입니다만, ‘빚쟁이’는 채권자와 채무자 둘 다 각각 지칭합니다. 모두 낮잡아 부르는 것이긴 하지만 특히 채권자를 칭할 경우가 실제 그런 어감이 강합니다. 너무 자기 이윤에만 눈먼 치졸한 상인을 ‘장사치’라고 조롱하듯이 말입니다. 그건 그렇고, 채무자가 채권자한테 빚을 갚아야 하는 때가 되었을 때 채무자가 채권자한테 가서 돈을 갚는 게 옳을까요? 아니면 채권자가 채무자한테로 와서 돈을 받는 것이 옳은 걸까요? ‘실정법’이 어떻게 되어 있는가도 포함하지만 그보다는 사회적 인간의 이성이랄까 ‘자연법’적인 면에서 말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받는 것 자체를 의아하다고 여길 것입니다. 따져볼 필요가 있는 명제일까 싶을 정도로 정답이 너무 뻔하다고 생각될 거기 때문입니다. 채무자가 아쉬워서 빌렸던 돈을 갚는 것이니까 채권자한테로 가서 갚는 게 당연한 도리인 것 아닌가? 즉, 논리의 핵심은 결국 그 금전 거래로 이익을 본 사람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일 겁니다.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요? 돈을 그냥 빌려준 것이 아니라 이자를 받았으니 이익을 본 사람은 채권자다. 듣고 보니 그러네요. 그렇다면 채권자가 채무자한테로 와서 돈을 받는 것이 마땅한 거네요. 말장난에 속은 듯이 어째 좀 찜찜해도 말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아마 대부분은 그래도 전자(前者)가 옳은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여전히 할 것입니다. 사람의 사고나 뿌리 깊은 사회적 인식은 그리 쉽게 흔들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피 같은 남의 돈을 떼어먹는 파렴치한’으로 채권추심원들로부터 갖은 비난과 조롱을 당하면서도 죽을 죄를 지은 죄인처럼 주눅 들어 말 한마디도 제대로 대꾸를 못하는 것일 겁니다. 제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전자의 견해가 틀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에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것입니다. 그것이 절대 선(善)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전자는 ‘지참채무’라고 해서 우리나라 민법의 원칙적 입장이고, 그에 반해 후자(後者)는 ‘추심채무’라고 하며 독일 민법의 원칙입니다. 독일은 법학분야에 있어서는 각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서 유럽의 일개 나라가 아니라 법철학이나 이론의 한 부분을 대표하는 면이 강합니다. 다시 말해, 후자의 사고방식이 그리 특별하거나 억지가 아닌 동전의 양면에서 뒷면처럼 채권·채무 관계에 있어서 어김없는 또 하나의 진실이라는 얘깁니다. 비록 각 나라들이 실정법에는 한 쪽을 선택해 자국 민법의 원칙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설사 그 선택의 선호가 불균형을 이루어도 그렇습니다.

   한 사회가 성숙되고 경제가 발전할수록 후자의 사고방식의 중요도는 점점 더 커집니다. 소비자가 판매자에 대한 보호의 대상에서 권리행사의 주체로, 의사의 의료행위가 인술을 베푸는 사실행위에서 계약의 차원으로 바뀌는 것 등이 연관 예입니다. 제품이나 용역을 사는 소비자나 환자가 아니라, 그것을 팔아 이윤을 얻는 판매자나 의사가 그 거래에 있어서 근본적으로 이익을 보는, 아쉬운 쪽이라는 얘기입니다. 금융기관은 허가받은 돈 장사꾼입니다. 그들이 판매하는 제품은 다름 아닌 돈 그 자체일 뿐 다른 판매자와 하등 다를 게 없는 것입니다. 이자는 그 제품을 팔아 얻는 이윤이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그나마 빌렸던 돈을 갚을 수 있을 때 얘기지, 빌린 돈을 못 갚는 처지에서 ‘소비자주권’ 운운을 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마치 금융기관이 베푼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배은망덕한 파렴치한으로 몰리는 것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금융기관이 자선단체로 무상 원조를 해준 것이 아님은 물론이거니와 친분관계에 기초한 호의로 무이자나 그에 준하는 소액의 형식적 이자만 받고 빌려준 것조차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들도 다른 상인과 똑같이 자유경제의 자기책임의 원칙 하에 자신의 판단과 결정으로 제품을 소비자에게 팔았다가 낭패를 본 것과 전혀 다를 바 없습니다.

   빌린 돈을 못 갚고 있는, 또는 그들 말로 안 갚고 있는 것으로 치부되는 현재 상황을 두 가지 측면에서 여러분 자신을 진실한 마음으로 한번 되돌아보십시오. 첫째, 의도적으로 야기한 상황인가? 아니면 무진 애를 써봤으나 별 도리가 없었던 것인가? 둘째, 현재 채무변제에 사용되지 않는 돈이 있는가?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두 가지 질문 모두 사실상 의미 있는 범위로 한정시켜야 한다는 점입니다. 어디까지를 말하는지 그 정도를 객관적으로 계량화하긴 거의 불가능하지만 돈의 경우는 생계비 수준 정도가 되겠지요. 뭐 세상없어도 사람이 우선 죽지 않고 살아서는 있어야 할 테니까 말입니다.

   각자 자신의 양심에 비추어 위 두 가지 자문(自問)에 의미 있는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선 여러분 스스로가 심리적 위축 상태와 쥐가 고양이 생각하는 듯한 순진한 죄책감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고 채권 금융기관들에 의한 'BJR(배째라)'이니, '남의 돈을 떼먹느니' 하는 계산된 심리전에 말려들면 발 앞의 천길 낭떠러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물귀신처럼 자신 외에 가족들까지 파멸의 길로 잡아끌게 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금융기관은 돈 장사꾼’이라는 기본 사실을 절대 잊지 마십시오. 그들 또한 여러분과 똑같은 유감스러운 불운한 경제적 실패자 중 하나일 뿐입니다.
 
   2. 돌려막기는 복리 이자놀이다

   자가당착(自家撞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같은 사람의 말이나 행동이 앞뒤가 서로 맞지 아니하고 모순 됨을 일컫는 것입니다. 저를 비롯한 우리 모두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살면서 얼마씩은 흔하게 잘못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남의 잘못을 어떤 논리로 비난하는데 사실 자신은 그런 논리에서 보면 더한 행위를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간혹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도저히 두 눈 뜨고는 지켜 볼 수가 없는 때가 있습니다. 채권 금융기관들이 과중채무자들을 ‘도덕적 해이’의 전형으로 몰아붙이는데, ‘도덕적 해이’로 말하자면 그들 자신만큼 일가견이 있는 곳을 본 적이 없습니다.

   경제적인 면에서 금융기관의 필요성 및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자본주의 자유경제 하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문제는 그들의 건전도가 어느 정도냐 하는 데 있을 것입니다. 선진국에서는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제도적으로는 물론 경영진의 윤리의식에 의해서도 상당부분 제어되는데 반해 후진국에서는 모든 책임을 채무자 개인에게 떠넘기는 행태에 이골이 나 있어 그러한 문제 인식 자체도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2003년 카드대란 이후 금융기관들이 책임전가에 여전한 한편으로 자기 신용관리의 강화 등 제도 개선의 노력도 기울여오고 있다고 볼 수 있어 일단 다행입니다.

   따라서 다음에 기술하는 얘기는 사실상 금융기관들 전체가 과중채무를 유도하기 위해 자행했던 과거의 비윤리적 작태들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입니다. 2003년 2월 본 사이트인 ‘개인파산119’를 정식 개설할 당시 ‘과중채무의 함정’이란 부제목으로 작성하여 올려져 그동안 많은 이들에게 읽혀졌던 글입니다. 현재의 상황에 맞게 수정 보완이 되기는 할 것이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기조는 과거 카드대란과 상관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탈적 행태들은 범위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일부에서는 현재도 난무하고 있으며 또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므로 이 글은 시기와 상관없이 근본적으로 유효할 것입니다.

   신용카드 관련하여 채무를 지게 되면 대부분 보통 수 천 만원이 넘습니다. 그래서 일반인들(함정에 빠지지 않은 이들)로부터 낭비나 과소비를 한 것으로 쉽게 공격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들은 억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실제 사용한 금액은 그렇게 엄청나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요? 그 비밀은 빚으로 빚을 갚는 카드의 돌려막기와 파격적인 한도 상향조정에 있습니다. 다양한 경제활동 속에서 법적으로 판단을 내리는데 항상 고민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상술과 사기의 경계가 어디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등장한 단어가 사기성이라는 말일 것입니다.

   돌려막기는 카드사들이 연합해서 복리로 이자놀이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한 번 현금서비스를 받은 후 수입으로 그것을 메우어 넣는다면 그냥 단순히 높은 단리 이자를 무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수입으로 넣지 않고 돌려막기를 한다면 두 번째 카드에서는 첫 번째 카드에서 빌린 돈과 그에 해당하는 이자까지 포함한 돈을 빌려야 하고, 역시 세 번째 카드에서는 두 번째 카드에서 빌린 돈과 이자를 포함한 돈을 빌려야 하므로, 이런 식으로 한 달에 5장의 카드로 돌려막았다면 실제로는 몇 번의 복리로 튄 효과와 같은 것입니다. 복리로 늘어나는 이자는 우리들의 일반적인 상상을 초월합니다.

   사실 소위 '돌려막기'라고 불리는, 경제적으로 위험하고 법적으로는 민감한 이런 행태는 신용카드 사용자에만 국한되어 나타나는 현상이 아닙니다. 빚을 내어 빚을 갚는 행위가 모두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개인은 물론 단체 및 기업 심지어 국가도 여기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그러니까 일시적이고 부분적으로는 대다수의 경제주체들이 하고 있는 자연스런 경제행위 중 하나라는 얘기입니다. 결국 전적이지만 않다면 그 자체만 가지고는 누가 누구를 비난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금융기관 자신들도 위기에 처했을 때 돌려막기와 하나 다를 것이 없는 행동을 드러내 놓고 한 바 있습니다.

   카드 사용자들이 당분간 단순히 좀 높은 이자를 문다고 생각하면서 돌려막기를 시작할 때 카드사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완전히 함정에 옭아 넣기 위해서 서비스 한도를 파격적으로 상향 조정해 줄 준비를 합니다. 현금서비스를 계속해서 사용하는 고객은 신용에 문제가 있다고─자신의 수입으로 메우어 넣지를 못하는 현상이므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카드사 자신들의 안전과 신용을 위해서 한도를 줄여야 하는데 그들은 결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음껏 돈을 쓰라고 파격적으로 올려줍니다. 그러고 나서 보통 사람 수준 이상의 제어력을 요구하고 비난하는 것은 비열한 짓입니다.

   '카드한도나 대출한도는 거기까지 사용하라는 것이 아니라 거기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카드사 등 금융기관의 대변자들이 이에 대해 자신 있게 들이대는 논리입니다. 그것이 진실이 아니란 것을 알면서도 짐짓 그렇게 말하는 이들이야 원래 세상일이 형식 논리에 의해서 부분적으로 다루어지는 것도 때에 따라서는 필요하기도 하거니와 경제주체들의 이기심을 근간으로 하는 시장경제 체제의 상술 차원에서도 어느 정도 봐줄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 보면 그런 말을 하는 이들의 상당수는 어리석게도 자기들이 내세우는 논리가 실제 진실이라 철석같이 믿고 있는 듯하니 가관입니다.
 
   3. '도덕적 해이'는 금융기관이다

   일상생활을 포함 모든 경제활동은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는다.'는 경제원칙을 추구합니다. 하물며 기업 경영에서겠습니까? 더구나 금융기관은 돈을 직접 다루는데다 그것도 남의 돈을 맡아 굴리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자신의 계산에 불필요하거나 허튼 짓은 결코 하지 않습니다. 개인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 그렇게 해서도 안 되고 말입니다. 그냥 행위 그대로, 한도를 늘리면 늘리는 그만큼을 고객이 더 사용해달라는 뜻입니다. 금융기관하고 개인 고객과의 관계는 어른과 아이와의 관계와 같습니다. 그래서 금융감독원 및 여러 관련 법규정들을 통해서 금융기관을 견제하고 있는 것입니다.

   카드사태 당시부터 금융기관들이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개인들의 '신용관리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해 오고 있습니다. 개인들이 신용의식 부재 탓에 갚을 수 있는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분수를 넘어 카드나 대출을 이용함으로써 금융기관이 피해를 입는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개인들에 대한 ‘신용관리 교육’은 금융기관들의, 도를 넘어선 상술에 의한 위험한 유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데 개인 차원에서 조금의 도움은 되겠지만 과중채무자가 발생하는 것을 결코 막을 수 없음은 물론 금융시스템의 왜곡을 바로잡거나 금융업을 건전하게 유지·발전시키는 데에도 현실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카드나 대출을 과하게 이용하는 개인들은 돈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에게 갚을 수 있는 능력 내에서 부여된 한도를 사용하라? 그들이 일반인인 이상 절대로 실현 불가능한 뜬구름 잡는 이상론입니다. 게다가 ‘갚을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도 당사자 입장에선 매우 주관적으로 판단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결국 과중채무자가 생겨나는 것을 방지하는 유일하고도 현실적인 방법은 금융기관들이 고객들 각자에 맞는 신용한도를 올바로 책정하는 것뿐입니다. 따라서 정작 제대로 된 ‘신용관리 교육’이 필요한 쪽은 남의 돈을 굴리는 금융기관 자신들입니다.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고 감지되는 고객의 한도를 오히려 파격적으로 높이는 식으로 겁 없이 행동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복리로 튀는 높은 이자를 상당기간 챙기기 위해서입니다. 다들 경험해 보았겠지만 돌려막기는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에 그들이 챙겨가는 이자수익은 엄청납니다. 웬만큼 이익을 챙겼다고 판단되고 폭탄도 조만간 터질 것 같다고 느껴질 즘이 되면 이번에는 한도를 가차 없이 깎아 내몰아버립니다. 둘째, 개인의 경우 무한책임을 지기 때문입니다. 연체가 시작되면 개인을 심하게 괴롭혀서 주변 사람들을 보증인으로 확보하면 문제는 깨끗이 끝납니다.

   셋째, 만일 금융기관인 자신들이 부실해지면 결국 이름만 달리할 뿐 어떤 형식으로든 국민의 세금으로 정부에서 공적자금을 지원해 줄 것이니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넷째, 최악의 경우 정말 망해 버리는 사태가 발생해도 유한책임만을 지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거꾸로 금융기관들이 예금 고객 개인들이나 투자자들에 대해 채무자가 됩니다. 이 경우 자신의 자산한도 내에서 배당하고는 손 털고 나오면 그만입니다. 자신들이 채권자로서 과중채무자들에게 집요하게 채무독촉을 하면서 돈을 쓰고도 안 갚는다고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운운하는 것은 정말 가당치도 않은 얘기입니다.

   이미 발생한 부실채권(과중채무자 본인의 능력으론 변제 불가능한)을 누가 책임져야 마땅합니까? 자본주의 자유경제는 자기 책임의 원칙 하에 사업이나 투자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금융기관들이 개인의 신용을 잘못 평가해서─실상은 의도적으로 과중채무를 조장해서─ 발생한 부실채권은 온전히 자신들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거꾸로 개인들이 카드사 등 금융기관들을 잘못 평가해 돈을 투자하거나 맡겼다가 그들이 망했을 때 보게 되는 손실 또한 개인들의 몫이라고 금융기관 자신들이 주장하듯이 말입니다. 그렇게 금융기관에 책임을 물어야만 실제로 ‘과중채무자’가 양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경제 선진국들이 개인파산, 개인회생 신청자의 대부분을 면책시켜주어 그 부실 채권의 책임을 채권자의 손실로 돌리는 것은 바로 이런 점에 주목하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법적 절차를 통한 과중채무의 면책은 개인들에게도 기업처럼 제한적이나마 인생의 한두 번쯤은 유한책임을 지우겠다는 행정·사법적 차원의 정책적인 결단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금융기관들의 ‘도덕적 해이’와 악덕 고리사채를 방지해 진정한 의미의 견고한 신용사회를 구현하고, 또한 절망에 빠져 자포자기한 개인들이 사회에 해악을 끼치지 않도록 사회의 최후 안전망을 구축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입니다.

   이미 함정에 빠져 과중한 채무를 짊어진 분들은 각자의 처지를 냉정히 돌아보아 더 이상 늦어지지 않도록 결단을 신속히 내려야만 합니다. 매우 절망스럽지만, 아주 특별한 소수를 제외하고 절대 다수는 과중한 채무를 평생이 걸려도 결코 갚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자가 보태진 채무 원금이 엄청나서 다시 불어날 이자만을 갚아 가는 데에도 평생을 허덕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파놓은 이자놀이의 함정에 빠져 턱없이 불어나는 이자를 갚기 위해 남은 인생을 사실상 거의 다른 사람만을 위해 일을 하는 노예처럼 살아야만 한다는 것은 참으로 비참하기 그지없는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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