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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기사]-친자확인-가족간 ‘돈 전쟁’에… 친자확인 소송 급증

 

재산 분할·상속 다툼 주요인… 10년새 2배 늘어
개방적 성문화 확산·쉬운 유전자 감식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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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부모와 자식 관계를 바로잡겠다며 법원에 소송을 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유산 상속을 둘러싼 가족 갈등이 주요 요인이지만 개방적 성문화 확산으로 불륜 자체가 많이 늘었고 유전자 감식을 통해 ‘핏줄’ 관계 확인이 쉬워진 게 이유로 꼽히고 있다.

2일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법원에 접수된 ‘친생자관계존부 확인 및 친생 부인’ 소송(1심기준)은 총 5050건으로 10년 전인 2002년 2624건에 비해 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도별로는 2008년 3568건으로 3000건을 처음 돌파한 이후 2009년 4487건으로 늘어나는 등 최근 들어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다. 전체 가사소송에서 친생·친자 확인 및 부인 소송이 차지하는 비율도 2002년 5.0%에서 지난해 9.3%로 역시 배 가까이 늘었다.

친생·친자 확인 및 부인 소송 급증은 경기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친생·친자 소송은 재산분할이나 상속을 위한 전제 조건인 만큼 소송 증가의 궁극적 이유는 가족 간 ‘돈 전쟁’ 심화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소송 진행이 과거보다 수월해진 점도 증가의 이유로 꼽힌다. 친생·친자 확인 및 부인 소송은 대부분 DNA 감식을 이용해 혈연 관계를 증명하는데, 소송 증거로 제시되는 DNA 감식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이 과거보다 많이 줄자 이를 활용한 소송도 덩달아 늘었다는 분석이다.

 

가정법원 한 판사는 “서울가정법원이 지난달 초 서초동에서 양재동으로 옮겼는데 한 달도 안 돼 법원 주변에 DNA 감식 업체가 서너 곳이나 등장했다”며 “소송의 결정적 증거인 DNA 감식 수요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검사 비용은 30만원 수준이고 검사 결과도 하루 이틀 사이에 나온다고 들었다”면서 “검사 결과가 확실하다 보니 친생·친자 확인 및 부인 소송의 원고 승소율은 70%대로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노인들이 기초생활수급자가 되기 위해 스스로 친자식을 포기하는 웃지 못할 사례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효 서울가정법원 공보판사는 “최근 한 80대 노인이 자기 아들 3명이 친자식이 아니다는 소송을 냈으나 결국 판사의 꾸지람만 듣고 소송을 취하하고 돌아갔다”며 “생활은 어렵고 자식들에게 계속 손을 벌리는 게 미안해 스스로 기초생활수급자가 되기 위한 조건을 갖추려고 부모, 자식 관계를 끊으려 한 사례였다”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출처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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