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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이혼하자고 제의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특별한 이유 없이 집을 나간 경우 이혼 취소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 판결 요지

○ 법원의 판단

이혼신고 당시 원ㆍ피고 사이에 약간의 불화가 있었던 점과, 피고가 기초생활보장을 받기 위해 가장이혼을 하자고 제의하여 이혼신고를 마친 뒤불과 약 석 달 만에 뚜렷한 이유 없이 집을 나가 가족들에게 소식을 끊은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이혼을 제의한 피고에게는 정부보조를 받기 위한 목적 외에 원ㆍ피고의 혼인관계를 실제로 해소할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반면, 원고로서는 장기간의 투병생활로 혼자서는 자녀들을 양육할 형편이 되지 않았던 데다가 피고의 남자관계를 의심하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피고에게 위와 같은 의도가 있다는 점을 알았더라면 이혼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 사건 이혼에는 피고의 기망에 의한 것으로서 취소사유가 존재한다.

□ 판결의 의미

협의이혼에 있어서 이혼의사는 법률상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의사를 말하므로 일시적으로나마 법률상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당사자간의 합의하에 협의이혼신고가 된 이상 협의이혼에 다른 목적이 있더라도 양자간에 이혼의사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고 따라서 이와 같은 협의이혼도 유효하다고 할 것이지만, 이 사건과 같이 일방 당사자가 내심으로는 실제로 혼인생활을 해소할 의도를 가지고 있으면서 이를 숨긴 채 표면적으로는 정부로부터 기초생활보장을 받기 위해 이혼하자고 제의하여 협의이혼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이혼의 취소 사유가 존재한다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