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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판례-위자료-이혼소송 당한 ‘짠돌이 남편’ 법원 “아내에 수억 재산분할”

가부장적이고 지나치게 인색한 남성이 네 번째 부인에게 이혼을 당하면서 수억원의 재산분할금을 줘야 할 처지가 됐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박종택 부장판사)는 가씨(가명·65)가 남편 나씨(가명·80)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재산분할 등 소송에서 “남편은 부인에게 위자료 2000만원과 재산분할금 3억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이전에 3번 결혼했으나 이혼과 사별 등으로 헤어진 남편은 1997년 4번째 결혼을 했다. 결혼생활에서 부부는 생활비와 외출 문제로 잦은 갈등을 빚었다.

남편은 부인에게 한 달 생활비로 110만~120만원을 주면서, 부인이 1만원이 넘는 물건을 사면 확인을 거친 뒤에야 돈을 지급했다. 종종 한 달에 들어가는 반찬 값까지 점검했고, 부인이 외출하면 말도 걸지 않았다.

2009년 남편은 직장암 수술을 받았는데 간병인을 두는 대신 건강이 좋지 않은 부인에게 직접 간병하도록 했다. 병세가 급격히 나빠진 부인은 남편의 암 수술 두 달 뒤 뇌수술을 받았다.

이후 뇌수술 보험금 2100만원을 두고 벌어진 다툼은 결국 파경을 불렀다. 부인은 사별한 전 남편과의 사이에 둔 딸이 보험료 일부를 내준 만큼 치료비를 제외한 보험금 1000만원을 딸에게 주려 했다.

하지만 남편은 보험금 전액을 요구하며 “내 집에서 나가라”고 다그쳤다. 참다못한 부인은 2010년 4월 별거를 시작한 뒤 이혼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남편이 평소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태도로 부인을 통제하고 금전에만 집착하는 인색한 태도로 갈등을 불러왔으며, 요양이 필요한 부인의 건강을 배려하지 않고 보험금 문제로 폭언을 해 상처를 줬다”며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남편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부인이 12년 이상 혼인생활을 하며 가사노동과 간병을 전담하는 등 재산 유지에 상당한 기여를 했으므로 남편이 가진 건물과 아파트는 모두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면서 “남편은 부인에게 위자료와 함께 재산분할로 3억300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출처: 경향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