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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판례-"원금 보장" 증거 있어야 펀드 보상

`원금 보장`증거 있어야 펀드 보상 
 
서울지법, 우리파워인컴ㆍ오일펀드 투자자 잇따라 패소 판결
소비자원, 펀드 불완전판매 50% 배상 결정 
 
`투자자에게 제대로 설명도 하지 않고 펀드를 팔았다`는 논란 때문에 법정까지 간 우리파워인컴펀드와 우리파워오일펀드 소송 결과가 잇따라 패소로 결론 난 것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3월 1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 송인권 판사는 우리파워인컴펀드에 1억5000만원을 가입했다가 이 중 6660만원을 되돌려 받은 나 모씨(81)가 우리은행을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또 다음날인 3월 1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7부(양현주 부장판사)가 우리파워오일펀드에 약 4000만원을 가입한 정 모씨가 낸 소송도 원고 패소 판결했다.

펀드 투자자들은 지난해 11월부터 펀드 상품에 대한 설명 부족 등을 사유로 무더기로 개별 소송에 들어갔지만 판결이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투자자들에게 확실한 증거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재판부 관계자는 "펀드 판매사가 원금 보장을 약속했다는 취지의 녹취나 메모 등 증거가 있어야 판매사 책임을 입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명백한 증거를 대지 못하는 한 피해를 보상받긴 어렵다는 취지라 무분별한 소송이 줄어들지 주목된다.

재판부는 특히 `사실상 적금과 같다는 설명을 들었다` `대한민국이 부도가 나지 않는 한 원금 손실은 없다는 말도 들었다`고 주장한 투자자 측이 오로지 기억에만 의존해 진술하고 있다는 점에 집중했다.

대신 법원은 우리파워인컴펀드 판매사가 투자자 나씨에게 `원금 손실이 가능하다`는 펀드 설명서를 준 다음 서명까지 받은 문서가 있다는 점을 들어 판매사가 책임을 다했다고 판단했다.

우리파워오일펀드 가입자 정씨는 판매사가 투자설명서도 교부하지 않았지만 판매사 책임이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펀드에 대한 개략적 정보가 담긴 상품설명서를 준 데다 투자자가 이미 비슷한 상품에 가입한 경험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법원 판결 배경에는 키코 등 통화파생상품 가처분 판결 이후 법조계 내부 논란이 컸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일 국제스왑파생상품협회(ISDA)가 한국 법원이 키코 계약을 중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염려하면서 `투자자 자기 책임 원칙`을 강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위원회는 지난 6일 우리은행에 `우리CS 헤지펀드 인덱스알파파생상품 투자신탁` 환매 손해금 1117만원 중 50%를 청구인 차 모씨에게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전업주부인 차씨는 5000만원을 정기예금에 매년 재예치하면서 이자를 받아오다 2007년 6월 은행 직원 권유로 해당 펀드 상품에 가입했다.

[설진훈 기자 / 이한나 기자 / 이재화 기자 / 고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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