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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家長)이 생전에 선 연대보증으로 생긴 빚을 유족들이 뒤늦게 알게 됐다면 이 빚은 유족들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고법 민사11부(부장판사 김대휘·金大彙)는 서울보증보험이 채무 연대보증인 이모 씨의 유족들을 상대로 “연대보증으로 발생한 빚 8500여만 원을 대신 갚으라”며 낸 소송에서 22일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25일 밝혔습니다.

이 씨는 1997년 1월 자신이 대표로 있던 회사의 장비대여 계약에 연대보증을 선 뒤 두 달 만에 사표를 내고 회사를 차렸지만 같은 해 10월 사업 실패로 자살했습니다.

유족들은 2002년 6월 또 다른 빚으로 소송을 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이 씨가 생전에 몸담았던 회사의 경영악화로 새로운 빚이 생긴 것. 하지만 유족들은 이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아 상속 포기 의사를 밝히고 면책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뒤였습니다.

재판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었던 유족들이 뒤늦게 빚을 떠안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원고 승소한 원심 판결을 파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