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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못 차린 현대캐피탈, 불법추심에 신용정보 무단조회까지

어버이날이었던 지난 8일 자영업자 이모씨는 가족과 외식을 하고 귀가했다고

현대캐피탈 채권추심 담당자가 남긴 메모를 확인했다. 연락을 안 하면 밤 늦게라도 찾아와 추심을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후 면책을 받은 이씨는 채무 변제 의무가 없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엄연한 불법 채권추심 행위를 벌이고도 면책 확정문을 발송하지 않으면 추심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킹 사태로 고객 신뢰 회복이 시급한 현대캐피탈이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불법 채권추심 및 고객 신용정보 무단 조회 등을 자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씨에 대한 채권추심은 우선 절차적으로 하자가 있다.

현대캐피탈 채권센터는 연락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밤 늦게라도 고객 자택에 방문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채권추심법 9조는 야간(오후 9시 이후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에 채무자 및 관계인을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어 사행활 또는 업무의 평온을 해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위반시 3년 이사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또 메모를 남겨 가족들이 채무 사실을 간접적으로 알게 한 것도 채권추심법을 위반한 행위다.

더욱 큰 문제는 이씨가 면책자로 채무 변제의 책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추심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파산·면책 등에 따른 공공정보는 은행연합회 전산에 등재된 후 5년이 지나면 자동 소멸되지만 현대캐피탈은 5년이 경과한 기록을 근거로 추심에 나섰다.

해킹 사태에도 불구하고 전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현대캐피탈은 고객 신용정보 무단 조회 의혹도 받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한 고객은 “지난 3월부터 두달 동안 현대캐피탈에서 10여회 가량 신용정보 조회를 하는 바람에 신용등급이 크게 떨어졌다”며 “
조회를 하기 전에 어떤 사전 통지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대캐피탈이 조회한 내용은 공공정보 조회, 카드발급 조회, 신용거래도 판단 조회 등이다.

비슷한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현대캐피탈은 해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도 관련 민원이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이 고객 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했다는 민원들이 접수돼 조사 중”이라며 “현대캐피탈에 해명을 요구한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