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등법원] 제1민사부 판 결 사 건 2008나5478 보험금
원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슈퍼○○○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
피고, 항소인 ○○○○화재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
제 1 심 판 결 광주지방법원 2008. 7. 24. 선고 2007가합8923 판결
변 론 종 결 2009. 9. 18.
판 결 선 고 2009. 10. 23.
■ 주 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2,015,320,976원 및 이에 대하여 2007. 10. 2.부터 완제일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 이 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화재보험 등의 손해보험업을 하는 법인이고, 원고(변경전 상호 : 주식회사 세영폴리머)는 광주 광산구 에서 건축용 단열재를 제조·판매하는 법인으로서 그 소유의 건물, 기계기구, 제품 등에 관하여 피고와 아래와 같이 각 화재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계약자이다.
나. 보험계약의 체결
(1) 원고는 피고 회사의 보험대리점을 운영하는 박○○를 통하여 2004. 12. 14. 보험기간 2004. 12. 24. 16:00부터 2005. 12. 14. 16:00까지, 요율적용업종 마그네슘, 알루미늄, 베릴늄 및 기타 유사가루제조업, 보험목적물 공장의 건물(메인동, 사무실동, 창고동 등), 기계기구 및 공장비품 일체, 원·반제품 및 완제품, 집기비품 일체, 변·발전설비, 보험가입금액 합계 금 2,219,718,130원, 보험료 금 18,383,300원(일시납)으로 각 정하여 화재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가, 2005. 12. 14., 2006. 12. 14. 두 차례에 걸쳐 같은 내용으로 계약을 다시 체결하였고, 2006년 계약체결시에는 보험기간은 2006. 12. 14. 16:00부터 2007. 12. 14. 16:00까지, 보험가입금액은 합계 금 2,312,664,000원, 보험료 금 12,053,500원(일시납)으로 각 정하였다.
(2) 원고는 위 박○○를 통하여 2006. 5. 17. 피고와 사이에 추가로 보험기간 2006. 5. 21. 16:00부터 2007. 5. 21. 16:00까지, 요율적용업종 마그네슘, 알루미늄, 베릴늄 및 기타 유사가루제조업, 보험목적물 에어버블 라인 일체 및 드라이라미네이트m/c 1호기 일체, 보험가입금액 합계 금 500,000,000원, 보험료 금 2,806,000원(일시납)으로 각 정하여 화재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3) 원고는 위 각 화재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이라 한다)에서 정한 각 보험료를 지급하였다.
다. 화재의 발생 및 손해액
2007. 4. 15. 00:41경 원고의 공장건물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이하 ‘이 사건 화재’라 한다)하여 원고 소유의 각 건물과 건물 내에 있던 기계설비, 원자재 기타 집기류 일체가 소실됨으로써 원고가 입은 손해액 및 손해액에 대하여 화재보험보통약관에 따라 산정한 각 보험금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보험목적물 |
건물 |
기계기구 |
집기비품 |
동산 |
잔존물제거비용 |
합계 |
보험가입금액 |
1,092,898,020 |
1,233,284,000 |
50,000,000 |
200,000,000 |
|
2,576,182,020 |
보험가액 |
1,299,064,164 |
1,480,133,826 |
143,300,145 |
581,866,797 |
|
3,504,364,932 |
손해액 |
922,119,717 |
1,390,569,916 |
143,300145 |
581,866,797 |
5,625,000 |
3,043,481,575 |
라. 피고의 보험계약 해지 통지
피고는 2007. 9. 21. 원고에게 원고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대한 해지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그 의사표시는 그 무렵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2.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사고인 화재가 발생함으로써 손해를 입었음을 이유로 보험금을 청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1) 위 화재가 원고의 고의, 중과실에 의하여 발생한 것으로 피고가 면책될 뿐만 아니라, (2) 이 사건 각 보험계약 체결시 원고가 피고에게 ① 2000.경 ○○○○손해보험 주식회사로부터 화재보험금을 수령한 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하였고, ②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로부터 화재 보험 인수가 거절된 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하였으며, ③ 피고에게 업종을 부실 고지하는 등 상법상 고지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이를 이유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한편, 이와 선택적으로 위와 같은 원고의 중요 사항에 대한 불고지 및 부실고지는 피고에 대한 기망행위에 해당하여 그 기망에 의하여 체결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취소하므로, 결국 원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3. 판 단
가. 원고의 고의, 중과실에 의한 화재 발생인지 여부
을 제2, 7호증, 제8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화재가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원고의 대표이사 정○○의 고의에 의한 방화 내지는 화재방지 조치를 현저히 게을리 한 중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화재가 원고의 고의, 중과실에 의한 것으로 피고에게 보험금지급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의 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해지 여부
(1) 원고의 고지의무 위반
(가) 상법 제651조에서 정한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사항’이란, 보험자가 보험사고의 발생과 그로 인한 책임부담의 개연율을 측정하여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 또는 보험료나 특별한 면책조항의 부가와 같은 보험계약의 내용을 결정하기 위한 표준이 되는 사항으로서, 객관적으로 보험자가 그 사실을 안다면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않든가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리라고 생각되는 사항으로서(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다42056 판결 등 참조), 보험자가 이러한 사항에 대한 보험계약자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기 위하여는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지의무가 있는 사항에 대한 고지의무의 존재와 그러한 사항의 존재에 대하여 이를 알고도 고의로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이를 알지 못하여 고지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사실이 입증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1. 27. 선고 99다33311 판결, 2002. 11. 16. 선고 2002다42056 판결 등 참조).
(나) 화재보험에 있어 과거 동종 보험에 가입하여 보험금을 수령한 사실, 과거 다른 보험자에 의하여 동종 보험계약에 관한 청약이 거절된 사실 및 피보험 업종에 관한 사실은 모두 화재사고의 발생과 그로 인한 책임부담의 개연율을 측정함에 고려되는 요소로서, 그 내용에 따라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 또는 보험료나 특별한 면책조항의 부가와 같은 보험계약의 내용을 결정하게 되고, 갑 제1호증의 1, 2,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경우에도 피보험 영업의 종류별로 보험료율에 차이가 있고, 업종에 따라서는 보험 인수가 거절되기도 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사실들은 모두 고지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을 제4호증의 기재, 제1심 법원의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00.경 광주 광산구 장수동 214-2 소재 원고 공장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하여 원고가 ○○○○손해보험 주식회사로부터 화재보험금을 수령한 사실, 원고가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와 화재보험 계약관계를 유지하여 오다가 2005. 5.경 부직포 제조업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회사로부터 보험갱신을 거절당한 사실,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위와 같은 보험금 수령 및 보험갱신 거절의 점을 고지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나아가 위와 같은 원고의 불고지가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것임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에 관하여는 원고에게 고지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하기 어렵다.
(라) 갑 제1호증의 1, 제9, 14호증, 제17호증의 1, 2, 을 제3 내지 6, 9, 14, 15호증의 각 기재, 증인 박○○의 증언, 이 법원의 방재시험연구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알루미늄호일, 폴리에스터, 부직포, 폴리에스터, 알루미늄호일을 그 순서대로 접착하여 건축용 단열재인 ‘슈퍼○○○’를 제작, 판매하는 업체인 사실, 위 ‘슈퍼○○○’ 완제품은 난염(2급) 제품으로 방화(防火) 기능이 있다고 볼 수도 있으나, 그 주요 재료가 되는 부직포, 폴리에스터 등은 인화성이 높아 화재보험회사에서 그와 관련된 업종의 화재보험 인수 여부를 엄격히 심사하고, 나아가 그 인수를 제한하거나 금지하기도 하며, 피고 회사의 2007.경 보험인수 규정상으로도 부직포 제조업, 플라스틱 제조, 가공업은 보험인수 불가 업종으로 되어 있는 사실,
2004. 12.경 이 사건 최초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원고 직원이던 장○○은 위 박○○에게 원고 회사에서는 알루미늄호일 사이에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섬유를 넣어 화재 및 방열, 온방 등에 뛰어난 건축용 단열재를 만든다고 고지한 사실, 이에 피고는 원고 회사의 업종이 보험요율표 중 ‘마그네슘, 알루미늄, 베릴늄 및 기타 유사가루제조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이 사건 최초 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원고가 2004. 12.경 위 박○○에게 보험가입을 위하여 필요한 서류 중 하나로 교부한 원고의 사업자등록증의 ‘사업의 종류, 종목’란에 ‘건축용 단열재 섬유부직포, 알루미늄스크린 건축용 단열재 통신판매업’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는데, 원고 사업의 종류 중 ‘섬유부직포’가 기재되어 있는 이유에 관하여, 위 장○○은 박○○에게 원고의 난연섬유가 특허기술에 해당하므로 그 기술유출을 방지할 필요성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공업분류표 상으로도 그 특허기술에 해당하는 종목이 없어 사업자등록 신청시 ‘섬유부직포’로 신고하였다고 설명한 사실, 2006.경 피고 회사의 마그네슘, 알루미늄, 베릴늄 및 기타 유사가루제조업에 관한 기본보험료율(1급)은 0.261로서, 그 무렵 부직포제조업에 관한 기본보험료율(1급)인 0.885의 1/3에도 미치지 아니하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보태어 원고 직원인 장○○이 박○○에게 위와 같이 원고의 업종을 고지한 이외에는, 달리 원고가 수차의 계약체결 과정에서 피고에게 업종을 고지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점, 폴리에스터나 부직포는 인화성이 강한 제품이므로, 알루미늄호일 사이에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섬유를 넣어 ‘슈퍼○○○’를 만든다는 취지의 위 장○○의 설명은 명백히 허위의 부실고지인 점, 위 ‘슈퍼○○○’의 주요 재료나 그 제작방법에 의하면, 원고의 업종에 있어서의 화재발생 및 그로 인한 책임부담 개연율은 알루미늄 제조업보다는 폴리에스터나 부직포 제조업에 가까워 보이는 점,
원고는 1999. 4. 1.경부터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제조, 판매를 시작한 자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이 2000.경에도 화재사고를 겪었고, 2005.경에는 ○○○화재로부터 부직포제조업에 종사한다는 이유로 보험인수를 거절당하기도 하였으므로, 위 ‘슈퍼○○○’의 주요 재료가 폴리에스터 및 부직포임을 고지하였을 경우 보험인수가 거절되거나 적어도 보험료율이 상당히 높아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부실고지를 할 동기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 사업자등록증의 위와 같은 기재에도 불구하고, 굳이 위 박○○가 원고의 업종을 ‘알루미늄 제조업 등’으로 판단한 것에 관하여, 원고의 위와 같은 허위의 부실고지 이외에는 다른 이유를 찾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폴리에스터, 부직포를 주요재료로 하여 건축용 단열재를 만든다는 사실은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사항’이라 할 것이고, 원고는 그러한 사항의 존재 및 그에 대한 고지의무의 존재를 알면서도 이 사건 각 보험계약 체결 당시 그 고지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있다.
(마)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의 약관, 청약서 또는 질문표에서 영업의 종류가 고지의 대상이 됨을 표시한 바 없고, 또한 피고가 구체적으로 원고의 업종이 부직포제조업 등 보험인수불가업종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질문도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는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보험자가 서면으로 질문한 사항은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사항으로 추정되는 것이나(상법 제651조의 2), 그렇다고 하여 곧바로 약관, 청약서 또는 질문표에 고지의무의 대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거나, 위와 같은 서면을 통하여 질문하지 아니한 사항은 고지의무의 대상인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므로(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다37474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의 인수지침에 부직포 제조업만 인수금지업종으로 규정되어 있고, 원고와 같은 부직포 가공업은 인수금지업종이 아니므로, 이를 고지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고지의무에 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인수지침은 피고가 보험계약을 체결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내부 지침에 불과한 것으로, 그 지침에 따라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의 고지의무의 범위가 정해지는 것은 아닐 뿐만 아니라, 인수가능업종이라 하더라도 그 업종의 종류에 따라 보험료율 등 보험계약의 내용이 달리 정하여지는 것이므로, 여전히 원고로서는 그 업종을 사실대로 고지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없다.
(2) 원고의 고지의무 위반에 대한 피고의 고의, 중과실 여부
원고는 2004. 12.경 위 박○○에게 원고의 사업 종류에 ‘섬유부직포’가 포함된 취지가 기재된 사업자등록증을 교부하였고, 위 박○○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 체결 전에 원고의 공장을 방문하여 부직포가 사용된 ‘슈퍼○○○’ 완제품을 확인하였으므로, 피고로서는 원고의 부실고지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원고 직원인 장○○이 박○○에게 위와 같이 허위 고지를 한 점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의 위 주장사실만으로는 위 박○○나 피고가 원고 공장에서 폴리에스터 및 부직포가 사용됨을 알지 못한 것에 다소의 과실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고, 나아가 이를 실제로 알았다거나 이를 알지 못한 것에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3) 고지의무 위반과 보험사고 간의 인과관계 여부
원고는 자신의 고지의무 위반이 이 사건 화재와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고지의무 위반사실과 보험사고 발생과의 인과관계의 부존재의 점에 관한 입증책임은 보험계약자인 원고에게 있는 것이고(대법원 1994. 2. 25. 선고 93다52082 판결 참조), 여기서의 인과관계라 함은 고지할 중요한 사항이 보험사고 발생의 위험율의 측정에 영향을 미치는 필수적인 자료가 되는 사실을 의미하는바, 이러한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4) 약관 명시·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의 제한 여부
원고는, 피고가 보험약관에 기재된 고지의무에 관한 내용을 원고에게 명시, 설명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의 고지의무 위반을 들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보험자 및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및 보험청약서상 기재 사항의 변동 사항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보험계약자나 그 대리인이 그 약관에 규정된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는 것이나(대법원 1997. 9. 9. 선고 95다45873 판결 등 참조),
한편 보험약관에 정하여진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면 그러한 사항에 대하여서까지 보험자에게 명시·설명의무가 인정된다고 할 수 없는 것이므로(대법원 1998. 11. 27. 선고 98다32564 판결 등 참조), 문제되는 약관이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구체적인 내용을 기재한 것이 아니라, 상법 제651조를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로서 일반적인 고지의무의 존재를 기재함에 불과한 것이라면 보험자가 이를 명시, 설명할 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에 돌아와 보건대, 갑 제1호증 1, 2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 일반약관 제9조는 “계약자는 청약시 청약서(질문서 포함)에서 질문한 사항에 대하여 알고 있는 사실을 반드시 사실대로 알려야 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11조 제3항은 계약자가 이를 위반한 경우 피고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으나,
한편 그 약관의 다른 부분이나 청약서에서 보험계약자가 고지하여야 할 구체적인 사항이 무엇인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이 없음을 알 수 있는데, 그렇다면 위에서 본 약관 조항은 상법 제651조 본문에서 “보험계약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부실의 고지를 한 때에는 보험자는 ...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한 것에 불과할 뿐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부분 약관에 관하여 피고가 명시, 설명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원고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한 피고의 보험계약 해지권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어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5) 해지기간 도과 여부
원고는, 피고가 2007. 4. 25.경부터 이미 원고의 부실고지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로부터 상법 제651조 본문에서 정한 해지권의 제척기간인 1월이 경과하여 해지권이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 제21호증의 17의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2007. 4. 25.경 원고의 부실고지 사실을 알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갑 제21호증의 3, 을 제8호증의 1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해 보면, 피고는 보험업법 제185조에 따라 손해사정업자인 ○○○화재해상손해사정 주식회사, ○○○특종손해사정 주식회사를 선임하여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손해액 및 보험금의 사정에 관한 업무를 위탁하였고, 피고의 위 보험계약 해지 통지일로부터 1개월 전인 2007. 8. 22.경까지는 아직 위 손해사정업자가 독자적으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체결에 관여한 자 등을 상대로 당시의 상황에 관하여 질문하여 원고가 위와 같이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도중으로 아직 손해사정서를 피고에게 제출하지 아니한 상태임을 알 수 있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다. 이 사건 각 보험계약승낙 의사표시의 취소 가부
뿐만 아니라 보험계약자의 고지의무 위반이 사기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보험자는 상법의 규정에 의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음은 물론 민법의 일반 원칙에 따라 그 보험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바(대법원 1991. 12. 27. 선고 91다1165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보험계약자인 원고의 대표이사 및 직원이 이 사건 각 보험의 청약을 함에 있어 보다 용이하고 유리한 조건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위 ‘슈퍼○○○’의 주요 재료와 그 제작방법에 관하여 부실의 사실을 고지하고, 2000.경 원고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여 화재보험금을 수령한 사실 및 2005. 5.경 부직포 제조업에 해당하는 이유로 보험계약의 청약을 거절당한 사실을 묵비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고가 화재사고의 발생과 그로 인한 책임부담의 개연율을 잘못 판단하여 원고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한편 피고가 2008. 10. 1.자 준비서면에서 원고에 대하여 사기를 이유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청약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취소하였고, 같은 달 8. 위 의사표시가 원고에게 도달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이로써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은 적법하게 취소되었다 할 것이다.
라. 소 결
결국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은 원고의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피고의 해지통지에 의하여 적법하게 해지되었거나, 피고가 원고의 기망을 이유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청약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취소함으로써 효력이 없게 되었으므로, 위 보험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함을 전제로 보험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기로 하고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