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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분쟁]-이혼소송 종료 후 다시 이혼소송이 제기된 경우

남편이 처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여 패소 후 몇 년이 지나서 다시 동일한 사유를 원인으로 하여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이 경우 많은 분들은 소위 ‘일사부재리원칙’상 남편의 이혼의 재청구는 그 자체로 허용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는데, 남편의 재청구의 취지가 종전 소송의 사유와 동일하다면 맞는 생각이겠습니다만, 남편의 재청구의 취지가 결국 종전의 이혼소송판결 이후 현재까지도 혼인상태가 파탄상태이므로 이는 민법 제840조 제6호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된다는 취지라면 이는 종전의 이혼사유와 동일한 것이 아니므로, 이 경우 이혼의 재청구는 일사부재리원칙(정확하게는 기판력)에 반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혼의 재청구는 법원에서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를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는데,

법원은, 위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 함은 부부간의 애정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를 말하며,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혼인계속의사의 유무, 파탄의 원인에 관한 당사자의 책임 유무, 혼인생활의 기간, 자녀의 유무, 당사자의 연령, 이혼 후의 생활보장, 기타 혼인관계의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보아 부부의 혼인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인정된다면, 그 파탄의 원인에 대한 원고의 책임이 피고의 책임보다 더 무겁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이혼청구는 인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므1140 판결].

위 판례내용은 추상적인 내용이어서,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고려해야 할 내용들이 제 각각이겠습니다만, 법원은 단순히 별거상태라고 하여 곧바로 혼인파탄상태라고 인정하지는 않고, 별거 후 각자의 생활모습(각자 별개의 사실혼관계가 형성되어 있는지 여부), 생활을 위한 경제적 기초가 독립적으로 형성되어 있는지 여부, 각자가 원만한 혼인생활을 위하여 어떠한 노력을 얼마나 기울였는지 여부, 자녀들과의 관계가 원만한지 여부, 이혼을 승인해야 할 만한 필요성이 절실한지 여부 등을 고려대상으로 보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파탄상태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파탄의 귀책사유가 더 큰 쪽이 상대방을 상대로 제기한 이혼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기본 입장입니다.

다만 일견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라고 하더라도 기간이 오래 지난 시점에서 판단해 보면 어느 일방의 유책의 정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많이 퇴색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도 예외적으로 허용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따라서 유책배우자가 상대방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여 패소한 이후 몇 년이 지난 후 다시 상대방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상대방 입장에서는 종전에 승소하였으니까 이번에도 당연히 승소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는 것이라 할 것이고, 상대방으로서는 혼인상태가 여전히 파탄상태가 아니고(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혼인관계회복을 위하여 많이 노력한 점이 부각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사 파탄상태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귀책사유가 훨씬 크다는 점을 주장입증 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