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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기타] [친족상도례]-성년후견인의 횡령·배임행위에 대한 친족상도례 준용 여부

법무법인다정 | 2015-10-21 12: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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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상도례]-성년후견인의 횡령·배임행위에 대한 친족상도례 준용 여부


정영태 판사(부산 가정법원)

1. 들어가면서  

  2013년 7월 1일 성년후견제도가 시행된 후 벌써 2년여가 흘렀다. 2013년 하반기에 900여건 접수되었던 사건수가 2015년 상반기에는 1500여건에 이를 정도로 성년후견제도는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다. 종전 금치산·한정치산선고의 효력상실에 따른 성년후견으로의 전환 필요성 및 한국사회의 고령화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성년후견사건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년후견사건이 크게 증가하면서 후견인에 대한 관리·감독업무가 더욱 중요해졌다. 법원도 이 때문에 후견인에 대한 관리·감독을 위해 기본후견감독사건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후견감독인력의 확보, 후견사무보고서에 대한 심사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론적 측면에서 후견인의 부정행위에 대한 규제에 관하여 살펴보면, 후견인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하여 각종 부정행위를 할 경우 민사적으로는 무권대리, 대리권 남용, 자기계약 또는 이해상반행위에 관한 법리에 따라 해결하면 된다. 문제는 친족상도례 규정으로 인하여 친족후견인이 횡령죄·배임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형사처벌을 할 수 있을지 여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후견인의 상당수가 친족후견인이어서, 이 문제는 더욱 중요하다.

이하에서 성년후견을 중심으로 이에 관한 국내에서의 논의 및 일본판례를 소개한 후 개인적 견해를 밝혀 보고자 한다. 


2. 국내·외에서의 논의

가. 국내에서의 논의

   ⑴ 친족상도례 준용 긍정설 다수 견해로, 별다른 논거 없이 성년후견인이 횡령죄?배임죄를 범하였다 하더라도 피후견인의 배우자, 직계혈족,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형이 면제되고, 그 이외 친족의 경우에는 친고죄에 해당된다고 한다. 다만, 입법론으로는 행위자가 성년후견인으로서 피후견인의 이익을 위하여 직무를 수행할 의무를 지는 이상 타인과 똑같이 취급함이 타당하므로 친족상도례의 준용을 배제하여야 한다고 한다.

  ⑵ 친족상도례 준용 부정설  친족이 후견인으로 임명되는 경우라도 가정법원의 관여에 따라 공적 성격이 부여되므로, 친족후견인도 공적임무를 책임진 자로서 형사법에 규정되어 있는 친족으로서의 법률상 배려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견해이다(김은효, 법률신문 제3991호). 

나. 일본 판례의 태도

  ⑴ 일본형법은 횡령죄·배임죄 및 친족상도례에 관해 우리 형법과 동일한 입법태도를 취하고 있다(법정형과 필요적 형면제를 받는 친족의 범위만 다를 뿐이다). 그리고 우리 민법의 성년후견, 한정후견, 특정후견은 일본 민법의 후견, 보좌, 보조제도를 계수하였다. 따라서 이 문제에 관한 일본 판례는 우리에게도 참고가 될 수 있어 이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⑵ 일본 최고재판소는 미성년후견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친족이라 하더라도 가정법원으로부터 미성년후견인으로 임명된 이상 공적 의무를 가지고 있으므로 친족상도례가 준용되지 않는다"고 하였다(평성 19년 1230호, 2008. 2. 18. 결정).    성년후견사건에서도 친족상도례 취지에 비추어 피고인이 피후견인의 친족이라는 사정을 양형판단에서 참작해야 한다는 피고인 측의 주장에 대하여, 일본 최고재판소는 "가정법원으로부터 선임된 성년후견인의 후견사무는 공적 성격을 갖는 것으로 피성년후견인을 위하여 그 재산을 성실하게 관리해야 하는 법률상 의무를 지기 때문에 성년후견인이 업무상 보관하는 피성년후견인 소유의 재물을 횡령한 경우, 성년후견인과 피성년후견인 사이에 친족관계가 있다 하더라도 형법상의 처벌을 면제하는 것이 불가능함은 물론, 그러한 관계는 양형 참작사유로 고려하기에도 상당하지 않다"고 판시하였다(평성 24년 878호, 2012. 10. 9. 결정). 


3. 검토  

가. 논의의 전제 

 법리는 법조문의 해석이므로 당연히 법조문에 충실하여야 한다. 특히,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을 고려할 때 형사법상의 이론 구성은 더욱 그러해야 한다.   한편, 법률가는 법조문을 해석함에 있어 법조문을 이루는 단어의 의미뿐만 아니라, 입법취지, 전체 법체계와의 관계 등도 당연히 고려하여야 하고, 무엇보다 현실과 조화로운 해석을 하여야 한다. 논리적으로 정치한 법리라 하더라도 국민의 법감정과 거리가 있다면 좋은 법해석이라 할 수 없다. 법조문의 의미 범위 내라는 전제조건이 충족된다면 때로는 바람직한 결론을 위한 법리를 구성할 필요도 있다. 그것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길이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이 문제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다.   

나. 친족상도례의 입법취지 및 해석의 방향

⑴ 친족상도례는 형사법이 가족 사이의 재산문제에까지 함부로 개입하여서는 안 된다는 정책적 고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는 가족구성원이 가족 내부의 재산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을 전제로 하여 가족구성원 스스로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가치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⑵ 그러나 친족상도례, 특히 형면제는 재산범죄에 대하여 피해자의 동의를 일방적·강제적으로 의제하는 효과를 가져 온다는 점에서 개인의 의사가 무엇보다 중요한 재산범죄의 특성과 상충된다. 따라서 친족상도례는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더욱이 오늘날 가족 내지 친족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고, 가족공동체 내에서도 개인을 존중하는 가치관이 확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    

다. 횡령죄·배임죄에 있어서 친족상도례가 준용되기 위하여 필요한 친족관계의 범위

⑴ 대법원은 "범인이 위탁자가 소유자를 위해 보관하고 있는 물건을 위탁자로부터 보관받아 이를 횡령한 경우, 범인과 피해물건의 소유자 및 위탁자 쌍방 사이에 친족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친족상도례가 적용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도3438 판결).

⑵ 횡령죄·배임죄가 신뢰관계의 배신을 본질로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소유자와 위탁자가 다른 경우 소유자 이외에 위탁자와의 사이에서도 친족관계가 있어야 친족상도례가 준용된다는 대법원의 태도는 타당하다.    

라. 친족상도례 준용 부정설 지지 

아래의 이유를 근거로 적어도 성년후견을 비롯한 법정후견의 경우 친족상도례가 준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생각한다. 

⑴ 개정민법은 법정후견인 제도를 폐지하고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적정한 자를 성년후견인으로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가정법원이 필요한 경우 성년후견인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후견인의 결격사유 및 후견인의 권한과 직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규정을 둠에 있어 후견인이 피후견인의 친족인가 아닌가에 따른 구분을 하고 있지도 않다.  이들 규정 및 성년후견제도의 도입취지를 살펴 볼 때, 후견사무는 후견인이 친족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공적 성격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성년후견인이 횡령·배임행위를 한 경우 이는 공적 지위에서 한 범죄행위이므로, 여기에 사적 관계인 친족관계에 기반 한 친족상도례가 적용될 여지는 없다. 그리고 이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친족상도례의 입법취지 및 해석원리, 민법규정과의 정합성, 국민의 법감정에도 부합한다(민법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후견인의 지위 및 권한에 관하여 친족 여부에 따라 구분하고 있지 않는데, 후견인이 친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형면제 등을 받는다면 이는 민법규정과 조화롭지 못하고 국민의 법감정에도 반한다).

⑵ 가정법원은 성년후견인의 선임·해임 등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또한, 성년후견인의 대리권의 범위를 정하고 후견인을 감독해야 하는 한편, 후견사무에 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이들 규정에 비추어 볼 때 가정법원과 성년후견인 사이에 민법상 위임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나 실질적으로 위탁관계에 준하는 신뢰관계가 있다거나, 적어도 가정법원이 피후견인의 재산에 대한 법률관계, 특히 후견인의 범죄행위에 관하여 중요한 이해관계를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횡령죄·배임죄에서의 친족상도례 준용 여부 결정시 가정법원을 피후견인의 재산을 위탁한 자 내지 이에 준하는 자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친족후견인은 소유자와의 관계에서만 친족관계에 있을 뿐이므로 친족상도례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4. 마무리하면서 

이상의 논의는 법정후견 전반에 적용될 수 있지만, 본인의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지는 임의후견에까지 이를 적용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일본의 예에 비추어 볼 때 우리의 경우에도 후견인의 부정행위는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그 중 형사문제화 될 정도에 이르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 향후 이 문제는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글을 계기로 앞으로 이에 관한 보다 활발한 논의를 기대해 본다.

출처 : 인터넷 법률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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