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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못하는 자식을 윽박지르는 등의 지나친 교육열도 이혼 사유가 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자녀 교육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다 결국 이혼에 이른 한 부부의 사연을, 박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유치원영어교실.
 
어린 자녀들을 학원에 데려온 학부모들이 수업이 끝날 때까지 교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매년 개최되는 입시 설명회나, 수학능력시험장 교문 앞에서 드러나는 교육열도 낯선 풍경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녀 교육 문제로 갈등을 빚다 부부가 갈라선 경우도 있습니다.

김 씨 부부는 20여 년 전 결혼해 자녀 2명을 낳았는데, 지나친 교육열을 가진 아내와, 이를 말리는 남편이 매번 대립했습니다.

아내의 훈육 방식은 초등학생 아들이 한자 급수 시험에 탈락하거나 문제집 분량을 다 풀지 못하기만 해도 심한 구타와 욕설을 할 만큼 혹독했습니다.
 
특히, 성적이 좋은 딸을 편애하고 아들을 차별하는 것 때문에 부부 사이 갈등은 더 깊어졌습니다.
 
지난 2008년에는, 아들의 공부를 못하는 것이 남편 탓이라는 아내 말 때문에 서로 크게 다퉜고, 이후 3년 동안 한 집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지내는 사이가 돼버렸습니다.
 
법원은 이들 부부에게 이혼을 판결했습니다.
 
또, 혼인 파탄의 책임은 지나친 교육열로 남편과 대립한 아내에게 있다며 위자료 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뷰:박성만, 서울가정법원 공보판사]
 "공부를 못 한다고 인격적 모독과 구타를 하면서 어머니로서의 기본적인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에 책임을 물은 판결입니다."
 
법원은 이번 사건의 아내가 그동안 봉제일이나 학습지 배달 등을 하며 가사와 양육을 전담한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자녀 교육 방식을 놓고 생긴 갈등을 부부가 원만히 해결하지 못하면서 결국 가정 자체가 파탄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출처: y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