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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조사비 필요" 수백만원씩 뜯어… "판사에 로비" 전통수법 브로커도 적발

 법정관리 전문가 행세하며 사무장이 변호사 몰래 억대 수임료 챙기기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변호사법 위반' 법조브로커·사무장 3명 구속기소 

인터넷 법률상담 사이트나 블로그를 차려놓고 이를 보고 찾아 온 의뢰인들에게 "승소하게 해주겠다"면서 수백만원씩의 증거조사비를 요구해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보다 더 많은 돈을 챙긴 외근 사무장이 검찰에 적발됐다. 기업 회생 전문 사무장이라고 떠들고 다니며 변호사 몰래 의뢰인에게서 돈을 받아 챙기는가 하면 "고위 법조인들을 잘 안다"고 속이고 사건 해결 명목으로 수억원을 챙긴 법조브로커도 덜미를 잡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박찬호 부장검사)는 24일 A로펌 사무장 정모(40)씨와 B로펌 사무장 박모(54)씨, 법조브로커 김모((68)씨 등 3명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로펌에서 사건을 물어오는 이른바 '외근 사무장'으로 일하던 정씨는 지난해 1월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법률상담 사이트를 보고 찾아온 의뢰인들에게 "소송에서 이기려면 증거조사를 해야 하는데 돈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둘러대 20여명에게서 1억6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가 의뢰인에게서 받아 A로펌에 입금한 변호사 선임료 9500만원의 두 배에 가까운 돈이다.

정씨는 간통으로 고소당한 여성 의뢰인에게 "남편의 불륜현장을 적발하면 소송에서 이길 수 있다"면서 수백만원의 조사비를 받고 의뢰인의 남편 차량에 불법으로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미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씨는 기업 회생 업무가 단순 서류 작업이 많고 법원의 회생개시결정 후에는 사무장이 채권단과 변제계획안을 만드는 등 변호사가 관련 업무를 직접 챙기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을 악용해 소속 로펌 몰래 의뢰인 3명에게서 1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지난해 6월 모 기업 대표에게 "은행 담당자들에게 부탁해 기업회생금융동의서를 받아주겠다"며 대가로 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김모씨는 "판사에게 로비를 해 주겠다"는 전통적인 수법으로 돈을 뜯은 경우다.

김씨는 지난 2010년 6월 서울고법에서 민사소송중이던 의뢰인들에게 접근해 "법원장과 주심 판사에게 부탁해 재판에 이길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속여 1억8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의뢰인들이 소송에서 패소하자 이번에는 "서울지방국세청 간부에게 부탁해 상대방 변호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진행되도록 압박하겠다"고 속여 추가로 3000만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하지만 검찰조사결과 김씨는 법원장이나 주심 판사, 국세청 간부와 전혀 친분이 없었으며, 변변한 직업도 없으면서 주변에는 "고위 법조인들을 많이 안다", "까불면 세무조사를 받게 하겠다"고 거드름을 피우고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서민생활침해사범 단속과 법조계 정화 차원에서 법조비리 사건을 수사한 것"이라며 "법률서비스가 필요한 분들은 브로커들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변호사를 통해 합법적인 도움을 받아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 달라"고 말했다.

출처: http://www.lawtimes.co.kr/LawNews/News/NewsContents.aspx?serial=76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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