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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이혼사유-이혼소송 절반은 ‘바람’탓인것으로 분석됨

이혼소송 절반은 ‘바람’탓

외도 발각돼 소송당한 비율 남편 60%, 부인 40%

김모(54)씨와 오모(50·여)씨는 1985년 결혼해 별문제 없이 살아왔다. 그런데 2006년 12월 김씨가 지방 근무를 시작하면서 주말 부부가 됐다. 이 무렵 오씨는 나이트클럽에 갔다가 이모(42)씨를 만났다. 이들은 교제를 시작했고, 오씨는 이씨 오피스텔의 열쇠도 받았다. 남편 김씨는 넉 달 뒤 오씨 가방에서 오피스텔 열쇠를 발견하고 추궁 끝에 간통 사실을 시인받았다. 김씨는 오씨와 이씨를 간통죄로 고소했다. 하지만 오씨는 법정에서 간통 사실을 부인했다. 김씨는 가정법원에 오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7단독 김소영 판사는 “오씨는 김씨에게 위자료 2500만원을 지급하라”며 김씨의 손을 들어 줬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오씨가 비록 간통에 이르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배우자의 애정과 신뢰를 저버린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혼외정사가 아니라도 배우자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를 폭넓게 이혼 사유로 인정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혼 소송 중 절반이 이 같은 ‘배우자의 외도’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2006년 한 해 동안 전국 법원에 접수된 이혼 사건은 2만2814건(협의이혼 제외)이었다. 이 가운데 이혼 청구 사유 중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1만1244건(49.2%)으로 집계됐다.

배우자의 부정으로 남편이 아내에게 소송을 당한 경우는 6777건(60.3%), 아내가 남편에게 소송을 당한 경우는 4467건(39.7%)이었다. 아내의 외도로 인한 비율은 99년 36.2%에서 2006년 39.7%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혼 사유에서 ‘부정행위’가 차지하는 비율은 여성(51%)이 남성(47%)보다 조금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서울가정법원 홍창우 공보판사는 “남성은 가정폭력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 부정행위가 이혼 사유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의 외도보다 여성의 외도를 더 엄격한 잣대로 보는 사회적 통념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이혼 소송 사유로는 가정폭력 등 ‘부당한 대우’(24.1%), 가정을 소홀히 하는 등 ‘악의적 유기’(8.9%), 직계 존속에 대한 부당한 대우(7.0%), 경제적 이유 등 기타(4.8%) 순으로 집계됐다.　

박성우 기자